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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몸 내가 지킨다' 여성 호신용품 불티

[속보, 사회] 2004년 02월 11일 (수) 20:29

[조선일보 이경은 기자]
최근 여성을 노린 납치, 살해 사건이 잇따르면서 여성들 사이에 호신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TV홈쇼핑에선 125만원짜리 보디가드 상품까지 등장했다.

인터넷쇼핑몰 ‘CJ몰’은 이달 들어 호신용 스프레이, 경보기, 호루라기 등 호신용품 판매가 20% 가량 늘었다. 여성들이 휴대용으로 선호하는 품목은 호신용 스프레이. 독한 최루가스 같은 액체가 뿜어져 나와 상대방을 꼼짝 못하게 한다. 비상시 뚜껑을 누르면 요란한 소음을 내는 고음 경보기도 많이 찾는다.

호신용품 전문쇼핑몰인 ‘세이프클릭’도 하루 방문 고객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경보기, 스프레이 등 3만~5만원대의 중저가 제품이 인기다. 롯데닷컴에선 이달 들어 ‘호신용품’이 쇼핑 검색어 10위권에 진입했다.

사설 경호 상품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우리홈쇼핑이 지난 10일 밤 12시부터 1시간 동안 판매한 사설경호업체의 경호서비스 상품에는 모두 152건의 주문이 접수됐다. 1분당 2명꼴로 신청한 셈. 금액으로 따지면, 약 1억9000만원어치다.

이 상품은 하루 8시간씩 총 5회에 걸쳐 경호를 받을 수 있으며, 고객이 경호원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이날 신청자 중 80% 이상은 여성이었으며, 주로 ‘신변불안’ ‘스토킹’ 등의 이유로 경호 상품을 구입했다. 딸을 둔 아버지나 자녀를 둔 주부의 주문도 많았다.

현대홈쇼핑도 혼자 사는 여성을 위해 외부인이 무단으로 집에 들어오면 경보음을 울리는 10만원대의 가정 보안용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경은기자 diva@chosun.com )


[중앙일보 고란 기자]
"여유만 있으면 사설 경호원이라도 붙여주고 싶은데…."

서울 안암동에 사는 맞벌이 주부 김경옥(34)씨는 납치.살해 사건 보도를 접할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 때문이다. 집과 학교를 오가는 길에 아들이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그렇다고 아들 때문에 당장 회사를 그만두기도 힘들다. 낯선 사람은 조심하라고 아침.저녁으로 단단히 주의를 주는 수밖에 없다.

주부 고진영(38.서울 대치동)씨는 개학 후 아이를 직접 학교에 데려다 준다. 연일 보도되는 강력사건에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다. 아이가 친구랑 걷고 싶다고 떼를 쓸 때면 조금 거리를 두고 뒤따라 가면서 무사히 학교 정문으로 들어설 때까지 지켜본다고 한다.

이처럼 최근 시민들 사이에 흉악범죄에 대한 공포가 퍼지고 있다. 각각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딸 2명을 둔 정숙자(45.여.서울 서교동)씨는 지난 주말 함께 옷을 사러 나갔다가 크게 싸웠다. 딸들이 고르는 옷마다 퇴짜를 놓자 말다툼으로 번진 것이다. 정씨는 "딸들이 범죄 대상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서 비싼 옷이나 튀는 옷은 안 된다고 한 것인데 애들이 잘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막연한 공포가 괴담까지 만들어냈다. 얼마 전 서울 양천구 목동 지역 주부들 사이에서 "등산길에 조심하라"는 말이 돌았다. 한 주부가 등산로를 산책하다 담배를 피우는 고교생 4~5명을 보고 충고했다가 집단 구타와 성폭행을 당한 뒤 정신적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자살했다는 것이 소문의 내용이었다. 관할 경찰서에 확인한 결과 헛소문으로 밝혀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호신용품이 전성시대를 맞았다. TV 홈쇼핑에선 1백25만원짜리 '보디가드'상품까지 등장했다. C인터넷쇼핑몰의 경우 이달 들어 호신용 스프레이.경보기.호루라기 등 호신용품 판매가 20%가량 늘었다. 호신용품 전문쇼핑몰인 S사도 하루 방문 고객수가 1천명을 넘어섰다. 사설경비업체인 S사 관계자는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위성추적장치를 통해 사람이 어디서든 버튼을 누르면 즉각 현장으로 달려가는 '이동식 서비스'를 오는 4월부터 제공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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